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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소환 1

나의 일상/내가 짓는 글상자

by 당구소녀 2023. 9. 25. 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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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안 오는 일이 자주 생겨 아침까지도 멀뚱멀뚱 잠들 기미가 없어 꼬박 새우고 다음날을 시작할 때도 있다.

동호인당구대회라도 있는 날이면 조마조마 잠자기 위해 애를 쓰기에 시합 날이라도 제대로 걱정 없이 자볼까 해서 수면제를 처방해 놓기로 했다.

내과병원 선생님 원래 정신과를 가셔서 처방받으셔야 하는데 심한 증상 때문이 아닌 거 같아 처방하신다고 하시며 처방전을 내주셨는데 난 단순하게 생각했지만 수면제가 단기기억상실도 있을 수 있고 간단히 복용할 약은 아닌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약을  안먹고 잘 잘수있는 다른방법을 찾아봐야지.


다행 근래 며칠은 잠이 잘 든다.
어젯밤도 11시경에 잠이 들었는데 한참 자고 났는데 3시 30 분. 네 시간 정도 잠을 잤으니 그래도 잘 잔듯싶다.

더 자볼까 하는데 자꾸 옛 기억소환이 나서 아예 폰을 열었다. 옛 기억 들을 한번 적어볼까 해서.

아무래도 정확하진 않더라도 시간적으로 적어보는 게 좋을 거 같아서 먼저 생각났던걸 뒤로하고 더 어릴 적 기억으로 들어가 본다.

국민학교 3학년이었다.
요즘 아이들은 빨라서 4학년이면 벌써 사춘기가 시작할 정도로 성장속도가 빠르지만 그 당시 3학년이면 1학년 어린 아기에서 2학년 아직도 어린 아기이고 3학년 제법 어린 아기티를 벗어나던 때가 아니었을까 싶다.

조금은 학년을 세 번째나 맞이했다고 학생티를 제법 내던 때였을 것이다.
그때 난 어느 날 갑자기 중대한 결정을 했다.
키가 작아 교실 제일 앞줄에 앉아 딴짓이라고는 해볼 수도 없이 선생님 말씀을 잘 들어야 했을 위치에서 뜬금없이 생각했다.
"난 앞으로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어" ㅎ

얼마나 중대한 결정이란말인가? 누가 시킨 것이 아니고 혼자 생각했다. 어린 아기티를 이제 막 벗어나서 학생이 되었던 키도 쬐그마한 작은 소녀가 그렇게 그럴싸한 각오를 했다는 게.

그  생각을 했던 게 지금도 잊히지 않는 기억으로 남은 것은 그만큼 각성이 특별했다는 거다.

그 당시는 당연히 학원 같은 것도 없었으니 열심히 하는 것은 수업을 잘 듣는 것이 전부였던 거 같다. 시험기간에 책을 조금 더 보았을까?

나의 수업 중 모습은 언제나 허리를 곧추세우고 선생님의 말씀을 하나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 열심히 듣는모습이다. 그래서 학창 시절 쭈욱 초롱초롱 빛나는 눈망울을 하고 선생님 눈을 맞추는 열혈학생이었던 거 같다. 물론 수업 중 나른한 시간이면 그렇게도 밀려드는 잠을 쫓느라 눈을 깜박이던 기억도 많긴 하지만. ㅎ

덕분에 국민학교 때 성적은 전체 3개 반밖에 없는 작은 시골학교였지만 중간에 시로 병합되면서 시내로 학교를 다니던 옆동네 애들까지 흡수하면서 공부 잘하는 몇몇  친구들까지 생기는 중에도 전체 4번째를 해서 5명까지 주는 장학금을  손에 쥐게 된 건 내 평생에 자랑스러운 작은 성공담이 되었다.

울 동네 저쪽에 사는 서울에서 전학 온  키가 크고 세련되고 이쁘게 생긴 한 친구가 있었는데 국민학교 졸업하고 중학교 처음 가는 날 아침에 울 집에 찾아왔다. 그 애엄마가 아마도 극성스러운 엄마였던 듯. 한동네 공부 잘한 나랑 같이 학교가라고 해서 왔단다. 그 후로는 안 왔던 걸로 생각되지만 그것도 참 내겐 뿌듯함으로 남아있는 기억이다. ㅋ

그 친구 고등학교도 같은 학교를 갔는데 난 상고 그 애는 인문고라 틀렸지만 학교에 소문은 파다했다.
얼마나 공부를 열심히 하는지 자리에서 일어나질 않아 엉덩이가 풍덩하다고.
그렇게나 열심히 해서 그 친구 서울대 간호대 갔다.

내기억을 조금더 자랑스럽게 한면을 보태준 그 친구에게 감사하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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